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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Diary

마지막 예비군 훈련...

자유연애 2010. 8. 18. 23:24

방금 막 마지막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왔다. 하반기 교육으로 올해의 마지막 훈련(?)일 뿐만 아니라, 이번 교육을 마지막으로 내 인생에서 예비군과는 빠이빠이인 거다. (나이가 많은 관계로 민방위는 skip이다. ^^a)

새로 부임한 동대장 얘기로는 하반기 교육은 원래 10월경 실시된다고 한다. 근데 올해는 G20 회담이 예정되어 있어 예비군이든 현역이든 2개월씩 훈련을 앞당겨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국방부 이 새대가리 쉐이들은 이 더운 여름에 애들 훈련 뛰게 하다, 무슨 사고라도 나면 어떨려고 이 한여름에 훈련을 하나? 그나마 예비군들이야 야간 훈련으로 좀 덜하겠지만, 이 한여름 주간에 현역 애들 뺑뺑이 뛰려면 정말 죽어버릴지 모른다. (오늘은 날씨가 특히 습해서, 예비군의 밤날씨도 그리 좋지는 못하다. 땀 줄줄 ㅡ.ㅡ;)

그리고, 새로 부임하신 동대장 아저씨는 넘 의욕이 넘쳤던 건지, 약간 모자라신건지. 정말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산길을 20명의 인원을 인솔하여 본인만 렌턴 하나 들고 올라가잔다. 미치신거 아닌지? 비도 와서 길도 질척거리고, 미끄러운 마당에. 결국은 중간에 "전체 뒤로 돌아"하고 내려왔다. 그러고는 하는 얘기가 "낮에는 간단해 보였는데"란다.

더 웃긴 것은 돌아오는 길 내내 어디에 통화를 하다가 길도 못찾아서 동네를 뺑뺑 돌았다. 본인 작전 지역에서 길을 잃은 거시다. 완전 여병추인거지.

뭐 이제 한달 20일 정도 되었다고 하니, 이번 경험으로 앞으로는 잘 하겠지만. 본인의 job이면 그 정도 답사는 미리 해봤어야 하는거 아닌가? 너무 날로 먹으려고 드셔던 것 같다. (91년도 임관했으면, 나랑 그닥 나이 차이도 안날 것 같은데 말이지)

이게 마지막 예비군 훈련이라 생각하니, 시원한 생각 99%, 섭섭한 생각 1%이다.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내 예비군 훈련의 60%정도는 비디오 시청이었던 것 같다. 행정 예비군으로 편성되었다는 이유가 가장 크기는 하겠지만. 지금까지 보았단 교재도 마찬가지였지만, 오늘 본 비디오 교재도 내용이 절로 한숨만 나온다. 딱 드는 생각은 "니들 한국전쟁 끝나고는 열라 못 살았잖아. 이제는 밥 끼니 때울 안할 정도로 먹고 살게 해줬으니, 그간의 일은 시비 걸지마"였다.

여하간 이제 예비군 훈련 갈 일도 없으니, 그나저나 집에 쌓여있는 군복과 군화 등등 모두 팔아 치워야 할텐데 팔리기는 할라나?

아 더워,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